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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

패강랭(이태준) 비평

by 합리적 의심 2020. 7. 16.

본 글은 문학교양 강의를 들으면서 진행한 문학비평의 자료입니다. 해당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떠올린 개인적 질문과 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인상깊은 부분에 대해 짧게 다룬 글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실제 학계의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문학작품의 자료와 참고한 논문자료는 아래에 첨부하오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태준-패강랭.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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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강랭에서는 오랜만에 평양을 찾은 현과 김, 박의 술자리를 술자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내가 느낀 궁금점은 작가는 왜 술자리에서 젊은 기생 2명 외에 구시대의 기생인 영월을 등장시키는 것인가이다. 작품 속의 관점에서 보면 현이라는 인물은 소설 작가로 일제의 식민통치 아래 소멸해가는 조선의 고유의 문화를 안타깝게 여기고, 일제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상은 이태준이라는 작가의 가치관이 투영되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이 마음을 둔 영월이라는 기생은 상징성을 지닌 인물로 봄이 바람직하다. 영월은 앞서 등장한 젊은 기생들과 달리, 흰저고리, 옥색치마를 입고 장구를 치고 가사를 부르는 전형적인 조선의 기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에 젊은 기생들은 유성기 소리에 맞춰, 댄스를 추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러한 두 기생의 모습의 대비, 현이 영월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점은 일제 말의 사회현실을 투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젊은 기생들의 모습은 일제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조선의 모습을 상징하고, 나이 든 영월의 모습은 조선의 풍습이 서서히 사라지고 잊혀가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영월을 등장시킨 까닭은 인물의 모습을 통해 일제 말의 사회 상황을 묘사함과 동시에 현이 영월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언급을 통해서 현, 즉 투영된 이태준,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인상깊었던 구절은 “안다. 술만 필요허냐? 고유한 문환 필요치 않구? 돼지 같은 자식들…… 너이가 진줄 알 수 있니…… 허…….”로 고유한 문화 중 하나였던 여인들의 머릿수건을 없앤 것에 대한 김의 이야기에 반박하는 현의 말이다. 생활개선이라는 거짓명분을 내세워 조선의 고유한 문화를 없애려는 김, 더 나아가서는 일제의 민족말살통치를 비판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소설 속 현의 입을 빌려 표출된다는 점에서 작가의 가치관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된다.

 

이태준 단편 패강랭(浿江冷)의 항일문학적 성격.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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