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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

적도(현진건) 비평

by 합리적 의심 2020. 7. 16.

본 글은 문학교양 강의를 들으면서 진행한 문학비평의 자료입니다. 해당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떠올린 개인적 질문과 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인상깊은 부분에 대해 짧게 다룬 글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실제 학계의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문학작품의 자료와 참고한 논문자료는 아래에 첨부하오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진건-적도.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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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적도를 읽으며 느낀 가장 큰 의문점은 “왜 김여해는 상열을 대신해 폭탄테러를 한 것일 것까?”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볼 수 있었던 김여해라는 인물의 모습은 매우 충동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인물인 동시에 사랑을 갈구하는 격정적인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작품을 읽으면서 그가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영애를 돕기위해 기꺼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거나, 입원한 자신을 찾아온 영애를 내치거나, 강물에 빠진 은주를 구하기 위해 강물에 몸을 던지는 등 그의 행동방식은 예측불허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은주에게 생명의 은인이라는 말을 들은 그가 명화와 상열을 찾아가 그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분 또한 그가 앞서서 보여준 모습 때문에 개연성이 필요치 않았다. 그런데 그는 왜 생각을 바꾸어 자신이 상열의 사명을 지려고 한 것일까?

 

이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작품 내의 입장과 작품 외의 입장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작품 내의 입장에서 보자면 여해라는 인물은 마치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와 같은 인물이며, 그 스스로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충동적이며 격정적이기에 다른 인물로부터 공감을 살 수 없고, 감사를 받을 입장에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가 은주를 구하고, 은주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심경의 변화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그가 상열의 사명을 지려고 한 것은 자신조차 통제할 수 없는 충동성, 열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을 것이다. 한편, 작품 외의 관점에서는 김여해라는 인물은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투영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김여해는 이전까지 제시된 소설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지식인과 같은 특수한 인물이 아닌 매우 평범한 인물로 등장한다. 이러한 김여해가 상해에서 10년을 지내며 사명을 수행하고자 한 상열의 사명을 대신 짊어진다는 것은 곧, 독립운동의 실행에 있어 애국지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독특한 인물인 김여해에 대한 작가의 평가는 폭탄을 입에 물고 자살한 김여해를 보고 이에 대해 평하는 상열의 말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된다. "열정에 지글지글 타는 인물. 한 시라도 열정의 대상이 없고는 견디지 못하는 인물. 그런 종류의 사람은 태양에 비기면, 인생의 적도선이라 할까……." 이 대목은 김여해라는 인물의 사고방식, 가치관을 보여주는 동시에 작품의 제목 적도가 의미하는 바를 담은, 즉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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