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문학교양 강의를 들으면서 진행한 문학비평의 자료입니다. 해당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떠올린 개인적 질문과 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인상깊은 부분에 대해 짧게 다룬 글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실제 학계의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문학작품의 자료와 참고한 논문자료는 아래에 첨부하오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은세계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전반부와 후반부의 내용전달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전반부에서는 최병도가 강원감사의 학정에 목숨을 잃는데 까지의 서사의 일부가 타령의 형태로 전달되었으나, 후반부에서는 옥순과 옥남의 재회, 이후 미국에서의 공부, 다시 귀국하기 까지의 서사가 일반적인 소설과 같이 전달되었다. 최병도에 대한 여러 풍문과 최병도가 겪은 일이 백성들에게 퍼져 타령과 같은 형태로 작품에서 나타나게 되는데, 타령이 가지고 있는 내용이나 노래라는 매체를 빌렸다는 점에서 “작품 내에서만 창작된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당대에 백성들 사이에 유행하던 타령을 확장하여 이러한 서사를 꾸미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실제로 이에 대해서 학계에서도 여러 논의가 있었는데, 이인직의 은세계 출판 시점 이전에 원각사에서 최병두 타령이라는 창극으로 공연이 되었다는 점이 핵심적인 쟁점이었다. 창작적 개작설을 내세운 최원식은 앞선 출판시점과 공연시점의 차이, 공연 당시 이인직이 국내에 있지 않았다는 점, 최병두 타령의 서사가 은세계의 전반부 서사만을 다룬 점 등을 들어, 이인직이 최병두 타령의 서사를 확장하여 소설로서 개작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박장례의 「은세계」의 원전비평적 연구 : 필사본 신자료를 중심으로(2002)에 따르면 창극이 공연되기 이전인 1908년 6월에 필사한 신택영의 필사본이 남아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러한 창작적 개작설은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논의들로 미루어 볼 때 창극 최병두 타령은 이인직이 실제로 참여하였거나 소설 은세계를 창극의 형태로 개작하였다 보는 것이 맞고, 은세계의 전반부 서사를 담당하는 최병두 타령이 실제로 백성들 사이에서 구전되던 타령이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인상깊었던 대목으로는 “동포의 하는 일은 국민의 생명만 없애고 국가 행정상에 해만 끼치는 일이라. 무엇을 취하여 이런 일을 하시오? 또 동포의 마음에 국권을 잃은 것을 분하게 여긴다 하니, 진실로 분한 마음이 있을진대 먼저 국권 잃은 근본을 살펴보고 장차 국권이 회복될 일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라고 말하는 42p의 내용이다. 이 대목이 인상깊었던 까닭은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을 한 지식인 옥남의 강원도 의병을 향한 비판이 당시의 일부 지식인들이 실력양성운동을 주장하면서 무장독립투쟁을 폄하하던 것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옥남의 의병운동에 대한 시각과 실력양성운동을 주장하는 것은 비단 소설 속 등장인물의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가 이인직의 사상이 간접적으로 작품 속 인물의 가치관에 반영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된 이인직의 은세계에 대한 창작적 개작설과 그에 대한 반대 논의는 아래와 같이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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